[제14편: 젖산의 역설, 피로 물질로 알려진 젖산이 사실은 강력한 에너지원인 이유]

운동을 하다가 근육이 타는 듯한 느낌(Burning)이 들면 우리는 흔히 "젖산이 쌓여서 힘들다"라고 말합니다. 오랫동안 젖산은 근육통의 주범이자 운동 능력을 떨어뜨리는 '노폐물'로 낙인찍혀 왔습니다. 하지만 현대 운동 생리학의 결론은 정반대입니다. 젖산은 우리 몸이 고강도 상태에서 살아남기 위해 만들어내는 **'특급 연료'**이자 근성장을 촉진하는 **'성장 신호'**입니다.

1. 젖산은 범인이 아니라 '구조대'다

과거에는 젖산이 근육을 산성으로 만들어 피로를 유발한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근육이 산성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젖산이 생성됩니다. 고강도 운동으로 산소가 부족해질 때, 우리 몸은 포도당을 빠르게 분해해 에너지를 만드는데 그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 바로 젖산입니다.

놀라운 사실은 이 젖산이 혈류를 타고 간으로 이동하거나 다른 근섬유로 들어가 다시 에너지(ATP)로 재활용된다는 점입니다. 즉, 젖산은 버려지는 쓰레기가 아니라 에너지 부족 사태를 막으러 온 '예비 연료'인 셈입니다.

2. '젖산 역치'를 높여야 강해진다

운동 수행 능력이 좋다는 것은 젖산이 안 쌓이는 것이 아니라, 생성된 젖산을 얼마나 빠르게 다시 연료로 태워 없애느냐의 차이입니다. 이를 '젖산 역치(Lactate Threshold)'라고 합니다.

  • 역치의 의미: 젖산이 혈액 속에 쌓이는 속도가 제거되는 속도보다 빨라지는 시점입니다.

  • 훈련법: 자신의 최대 심박수 80~90% 수준의 고강도 훈련을 짧게 반복하면, 몸은 젖산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효소를 더 많이 만들어냅니다. 이것이 '지치지 않는 체력'의 실체입니다.

3. 젖산이 보내는 근성장 신호

젖산이 쌓여 근육이 타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 우리 뇌는 비상사태를 선포합니다. 이때 성장 호르몬(GH) 수치가 급격히 상승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정체기를 뚫을 때 사용하는 방법은 세트 마지막에 '드롭 세트'나 '휴식-정지(Rest-Pause)' 기법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의도적으로 젖산을 끝까지 몰아붙여 근육 내 환경을 대사적으로 스트레스 상태로 만드는 것이죠. 이 '타는 느낌'을 즐기기 시작할 때, 비로소 근육은 폭발적으로 성장합니다.

4. 운동 후 근육통(DOMS)은 젖산 때문이 아니다

많은 분이 다음 날 느끼는 근육통이 젖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젖산은 운동 후 1~2시간이면 이미 우리 몸에서 에너지로 다 쓰여 사라집니다. 다음 날의 통증은 근섬유의 미세한 손상과 그를 회복하는 과정에서의 염증 반응입니다. 따라서 "젖산을 빼기 위해 마사지를 한다"는 표현보다는 "혈류량을 높여 회복을 돕는다"는 표현이 더 정확합니다.


[핵심 요약]

  • 젖산은 피로 물질이 아니라 고강도 운동 시 사용되는 제2의 에너지원이다.

  • 운동 수행 능력의 핵심은 젖산을 얼마나 잘 재활용(젖산 역치) 하느냐에 달려 있다.

  • 근육이 타는 듯한 '젖산의 자극'은 성장 호르몬 분비를 돕는 강력한 신호다.

  • 운동 다음 날의 근육통은 젖산과 무관하며, 근섬유의 미세 손상에 의한 결과다.

[다음 편 예고]

제15편에서는 우리 몸의 뿌리이자 운동 효율을 결정짓는 숨겨진 조력자, **'장-뇌 축(Gut-Brain Axis): 운동 효율을 떨어뜨리는 장내 염증 관리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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